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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사 1만여 명 미국 진출 실패 “예상된 결과였다” 2879
권희경   (isep12@isep.co.kr) 2006-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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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협회 1년 6개월 연수기간, 본국 귀환 등 “J1비자 문제로 시작부터 걱정”

국내 간호사 1만여 명을 미국 병원에 유급 인턴으로 취업시키려 했던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간호사 인력 송출 사업이 사실상 중단된 것을 놓고 간호협회 등을 비롯한 간호계에서는 이미 예상한 결과였다는 싸늘한 반응이다.

◇ J1비자 영어 성적 도입으로 추진 무산=한국산업인력공단(이하 인력공단)은 26일 “그동안 영어 시험 없이 발급하던 연수·인턴(J1) 비자에 대해 미국 국무부가 토플 550점 이상 수준의 어학 성적을 추가하는 방향으로 법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국내 간호사의 미국 유급 인턴 프로그램 추진을 중단하게 됐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추진의 전제가 정식취업비자(EB3비자)가 아닌 영어 시험이 필요 없는 연수·인턴비자(J1비자)를 통해 국내 간호사들이 수월하게 미국에 진출, 일정기간 동안 병원에서 연수를 받으며 취업에 필요한 영어능력을 향상시켜 현지에서 정식간호사로 일하게 하겠다는 목적이었지만, 토플 점수가 추가되면 당초 프로그램 도입의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이라는 것.

이 프로그램의 추진을 위해, 지난 4월 인력공단은 미국 인력송출업체 ‘HRS 글로벌’을 통해 뉴욕의 세인트존스 리버사이드 병원과 국내 간호사 1만 명을 5년 동안 미국 병원에 취업시키는 것을 골자로 하는 인턴 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했었다.

이 프로그램의 주요한 내용은 국내 간호사들이 J1 비자를 받아 미국 병원에 유급 인턴으로 일하면서 J1비자 유효기간인 1년6개월 안에 미국 병원 취업 기준인 IELTS 평균 6.5점 이상 등의 영어 점수를 받으면, 연수 기간 후 한국으로 돌아가 2년 동안 거주해야 하는 의무를 면제받아 미국 현지에서 바로 취업될 수 있게 하는 것이었다.

인력공단은 “미 국무부로부터 J1비자 귀국의무조항에 대한 면제(waiver) 승인을 받아 귀국하지 않고도 영어자격을 취득하면 현지에서 정식간호사로 바로 취업(EB3)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미국 병원과도 당초 이러한 전제조건이 해결되지 않으면 시행하지 않는 조건부 계약을 체결해, 실제 사업이 시작도 되기 전이어서 피해자는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 간호협회 “실패는 예상한 결과”=그러나 당초 미국 진출을 내심 기대했던 대한간호협회 등은 이번 프로그램이 실패로 돌아가자, 해당 프로그램 도입 초기인 지난 4월부터 이렇게 철회될 것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는 싸늘한 반응이다.

간호협회 관계자는 “J1비자는 말 그대로 취업비자가 아닌 연수·인턴 목적의 비자이고 이를 통해 미국에 가더라도 한국 간호사들이 간호사로서 대우를 받기 보다는 보조적인 형태의 연수를 받게 될 뿐이어서 협회 차원에서는 탐탁지 않아 했었다”고 전했다.

특히 “J1비자는 비자 만료기간인 1년 6개월이 끝나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2년 동안 거주해야 하는 등의 제약이 있다”며 “계약을 맺었던 병원 측에서 미국 정부와 긴밀하게 협의하지 않는 이상 연수 후 간호사들의 본국 귀환도 불가피한 한편 1만여 명이라는 대규모 인력을 송출한다는 것 자체가 위험 부담이 커 전면 철회될 가능성을 어느 정도 예상했었다”고 전했다.

◇ J1비자 대신 ‘주립대 연수’ 대안 모색= 한편 이처럼 1만여 간호사 미국 송출사업이 전면 철회됨에 따라, 우리나라 간호대 학생들을 미국 주립대학에 연수를 보내는 방법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3년제 간호대학에 재학 중인 우리나라 학생들을 미국의 4년제 주립대학에 보내 현지에서 학위를 받은 후 바로 취업을 시키겠다는 목표다.

당초 인력공단은 미국의 몇 개 주립대학으로부터 이 같은 방안을 제안 받았지만 이번 J1비자 프로그램처럼 실패할 것을 우려, 신중하게 접근할 방침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한 주립대학은 인력공단과 프로그램협약을 맺고 해당 대학에서 1년 연수를 받으면 학위는 물론 취업비자(H-1)를 발급받는데 필요한 영어점수를 면제해 줄 수 있다고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인력공단은 우리나라의 간호대 학생들이 미국으로 연수를 가게 되면 일정부분을 정부가 비용 부담해야 하고, 영어점수 면제 역시 미 주립대학 자체의 주장일 수 있어 미국 정부는 입장이 다를 수 있다는 점에서 섣부른 계약을 미루고 있다.

인력공단 측은 “우리나라 간호대 학생들을 미국 대학에 1년간 연수를 보내 현지에서 어학연수와 학위를 받는 프로그램을 검토하고는 있지만, 이번 J1비자 문제처럼 섣불리 계약을 체결한 뒤 추후 문제가 될 수 있어 신중히 검토해 추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대한간호협회가 최근 자체 조사한 결과 국내 간호사 자격증 소지자 22만5385명 가운데 36.8%인 7만5362명이 자격증이 있어도 일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들 중 68%는 재취업을 원하고 있으며, 84.6%는 취업을 위한 재교육 프로그램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돼, 국내보다 처우가 좋은 미국 간호사 취업에 대한 국내 간호사들의 욕구는 실제로도 상당히 높은 편이다.
메디컬투데이 석유선 기자 (sukiza@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