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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학 “찍는데만 선수” 절레절레 2025
권희경   (isep12@isep.co.kr) 2006-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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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한 대학에서 경영학을 공부 중인 조모(31) 씨. 올 여름방학 동안 한국에 다녀온 뒤 일본 중국 등 아시아계 학생들이 집으로 몰려와 공부할 시간을 많이 뺏겼다.

이들은 조 씨가 미국 경영전문대학원 석사(MBA) 진학용으로 GMAT와 토플을 한국 학원에서 공부하고 왔다는 소문을 듣고 몰려온 것.

조 씨는 “토플, GMAT, SAT(미국대학수학능력시험), AICPA(미국공인회계사시험) 등 각종 시험 준비는 한국 학원이 최고라는 소문이 퍼져 있어 교포학생은 물론 다른 나라 학생들까지 한국 학원의 강의노트나 강의 녹음테이프를 번역해 공부를 한다”고 말했다.

해외 유학 중인 대학생이나 초중고교 조기 유학생이 방학기간에 귀국해 토플 등의 시험공부를 하는 이른바 ‘역(逆)유학’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한국 학원의 ‘족집게식’ 강의가 미국의 학교나 학원보다 훨씬 낫다는 판단 때문.

하지만 이런 공부방법이 미국에까지 알려지면서 미국의 각 기관이 한국 학생들의 점수와 실력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판단 아래 시험방법을 바꾸거나 새로운 자격시험을 만드는 등 부작용도 나오고 있다.

▽“입시공부에 관한 한 한국 학원이 최고”=미국의 로스앤젤레스나 뉴욕에도 각종 어학시험이나 진학, 자격증 취득을 위한 학원은 많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 학원을 모두 다녀본 이들은 한국 학원의 경쟁력을 미국 학원이 따라올 수 없다고 말한다.

미국 인디애나대에서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 시험을 준비 중인 정모(30) 씨는 “미국은 한국 학원처럼 족집게식 강의를 하지 않는다”며 “또 한국 학원 강사들은 출제 경향은 물론 시험의 패턴까지 꿰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학원에서 만난 유학생들은 한결같이 “미국에서 1년 입시 공부하는 것보다 한국에서 한 달간 공부하는 것이 비행기 삯을 뽑을 만큼 효과적”이라며 “짧은 기간에 학생에게 고득점을 안겨 주는 것은 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최고”라고 입을 모았다.

한국회계학원 차성홍 원장은 “8월 한 달간 유학생 또는 교포학생 100여 명이 미국공인회계사 자격증 시험공부를 하고 돌아갔다”며 “미국 현지에서 온라인 강의를 듣는 사람도 있고 중국 교포들도 수강신청을 한다”고 밝혔다.

▽“미국 대학들 한국 학생 점수 못 믿어”=미국 대학들은 한국 학원의 족집게 강의를 알고 토플 등 어학시험의 변별력에 의문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미국 대학들은 ‘조교자격시험’이라는 새로운 시험을 도입하고 있다. 일부 한국 학생들이 토플성적이 좋아 학부 실험조교를 맡겼지만 의사소통이 안 돼 학생들이 항의를 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생긴 시험이다.

김선수 이익훈어학원 부원장은 “한국 학원들이 시험 비결만 가르치다 보니 학생들의 실력에 비해 점수가 높게 나오는 것은 사실”이라며 “미국 대학들이 ETS 같은 시험대행기관에서 치르는 시험을 한국 학생들 때문에 못 믿겠다며 항의를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토플이나 토익시험에 ‘말하기’와 ‘쓰기’ 항목이 추가된 것은 족집게식으로 공부하는 한국과 중국 학생들 때문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

이병민 서울대 영어교육학과 교수는 “시험을 통해서만 학생을 선발하는 시스템과 입시지상주의가 맞물려 족집게 학원이라는 기형적인 형태가 한국에서 발달했다”며 “한국인이 갖고 있는 교육에 대한 생각과 교육관련 제도가 바뀌어야 이런 현상이 없어진다”고 지적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윤완준 기자 zeitung@donga.com